- 관리를 하기는 한 건지, 이리저리 뻗친 생머리와 그 옆에 자리잡아 유일하게 손질한 태가 나는 흰 색의 롭이어. 평소 하고 다니는 행동거지와는 다르게 꽤 단정하게
차려입은 직원복은 깐깐한 사람이라는 첫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.
- 한 마디만 나누어 보면, 온 달에서 제일 깐깐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
될지언정 말이다.
- 이렇게 게으른 토끼라도 베이킹에만은 진심! … 이었다면 좋았겠지만, 현실은 냉혹하고
환상은 환상일 뿐이었다. 매사 나태한 태도 탓에 종종 소소 다툼도 일고, 꾸준히 사이가
원만하지 못한 직원도 있었으며, 대체 월화당에는 왜 들어온 건지 수없이 의문을 콕콕
받았지만, 늘 고집스럽게 내 맘이라고 우길 뿐.
- 그래도 시즌마다 꼬박꼬박 새로운 레시피를 내어놓거나 오밤중에 부엌의 유령처럼
깨작대는 모습에서 나름대로의 애정이 있는 건 아닐까, 여겨질 따름이다.
- 1월 16일생, 염소좌. 가족 구성원은 부모님과 누나 둘. 19살에 월화당에 들어와 이제
2년차를 조금 넘겼다. 초콜릿, 그 중에서도 쉘 초콜릿을 주 메뉴로 잡는 편. 시그니처는 딸기 프랄린이지만, 그보다 최근 들어 대중적으로 팔린 상품은 랜덤 초코! 내용물을
알 수 없는, 윗면에 물음표가 그려진 쉘 초콜릿으로, 평소에 메뉴로 내놓지 않는
실험적인 종류의 필링이 들어 있는 비율이 꽤 높아 궁금증을 자극하는 것을 셀링
포인트로 잡은 상품. 비록 새 메뉴를 고안하기가 귀찮아 남들이 메뉴를 낼 때 본인은
랜덤초코 ver.1, ver.2 … 와 같은 짓거리를 하려는 수작질이 섞여 있었다지만…
… 비하인드는 아무렴 어떤가. 팔렸으니 그만이다.
- 솔 선생님의 소파를 자처하며 게으름 피우는 것이 최근 떠오르는 핫 트렌드 취미.
자신이 좀 더 편안한 소파가 되기를 바라는지 어느 날부터는 푹신한 기모 앞치마를
챙겨 매고 다녔더랬다. 솔 선생님을 닮은 갈색의 폭신폭신 귀염둥이 담요에도 눈독을 들였던 모양이지만… 담요를 부엌에까지 들일 수는 없었으므로 포기했다고.